목회칼럼

넘어져도 더 높이 — 회복탄력성에 대하여

우선동
2026-06-23
조회수 74

넘어져도 더 높이 — 회복탄력성에 대하여

 

얼마 전,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의 CEO 젠슨 황(Jensen Huang)이 유재석이 진행하는 tvN의 유퀴즈에 나와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똑똑하기는 쉽습니다. 인공지능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인격을 기르는 건 어렵고,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것도 어렵습니다." AI가 인간의 지식과 계산 능력을 빠르게 대체해 가는 이 시대에,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이 흉내 낼 수 없는 '사람됨'이라는 고백이었습니다. 그가 말한 '회복탄력성(Resilience)'은 심리학 용어로, 단순히 힘든 일을 겪고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넘어, 시련을 통해 이전보다 더 단단하게 성장하는 능력을 가리킵니다. 마치 좋은 공이 바닥에 세게 부딪힐수록 더 높이 튀어 오르는 것처럼 말입니다. 젠슨 황은 이 능력이 오직 '경험'을 통해서만 길러지며, 실패하고 극복하는 과정을 몸소 겪어야만 얻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 말을 들으며 성경 말씀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다만 이뿐 아니라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 (롬5:3-4) 

  놀랍지 않습니까? 2천 년 전 사도 바울이 이미 회복탄력성의 원리를 이 짧은 말씀 안에 담아냈습니다. 환난이 인내를 만들고, 인내가 연단(鍊鍛)을 만들고, 연단이 소망에 이르게 한다는 이 흐름은, 시련이 단지 고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더 깊고 단단하게 빚어가는 과정임을 말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편안함 속에서만 키우지 않으십니다. 때로는 부딪히게 하시고, 넘어지게 하시고, 그 자리에서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통해 우리를 성숙시키십니다.

 

우리 중에 지금 어떤 형태로든 시련을 지나고 있는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직장에서의 어려움일 수도 있고, 가정 안의 갈등일 수도 있고, 건강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혹은 오랫동안 붙들고 기도해왔지만 여전히 응답이 보이지 않는 그 자리일 수도 있습니다. 그 고통 속에서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는가"라는 물음이 드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그 고통을 "의미 없이 지나가는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요셉은 형제들에게 버림받고, 억울하게 감옥에 갇히는 긴 시간을 견뎌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고난의 끝에서 그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당신들이 나를 이곳에 판 것을 근심하지 마소서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보다 먼저 보내셨나이다"(창45:5). 요셉은 넘어진 자리에서 하나님의 손을 보았고, 그 손이 자신을 더 높이 세우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심리학자들은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세 가지를 갖추고 있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자기조절 능력, 혼자 감당하지 않고 주변과 연결되는 대인관계 능력,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배울 점을 찾는 긍정성입니다. 놀랍게도, 이 세 가지는 우리 신앙 안에 이미 깊이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도를 통해 감정을 하나님 앞에 내려놓고,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붙들며, 말씀 안에서 소망을 발견합니다. 믿음의 공동체 자체가 회복탄력성을 훈련하는 최고의 장인 것입니다.

 

실패와 어려움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물론 넘어지는 것은 아픕니다. 그러나 그 넘어짐을 통해 하나님은 우리 안에 인내를 심으시고, 인내는 연단을 낳고, 연단은 흔들리지 않는 소망을 낳습니다. 바울은 그 소망이 "부끄럽게 하지 아니하"는 소망이라고 했습니다(롬5:5). 하나님을 신뢰하며 기다린 자가 끝내 실망하는 일은 없다는 약속입니다. 

  AI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고난을 통해 빚어진 깊은 인격, 수차례 넘어지고도 다시 일어서는 회복의 힘, 이것은 어떤 기술도 대신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힘의 가장 깊은 뿌리는, 우리를 사랑하시고 결코 놓지 않으시는 하나님을 향한 믿음입니다. 넘어지더라도 괜찮습니다. 우리에게는 다시 일으켜 세우시는 아버지가 계십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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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동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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