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세대를 잇는 예배의 자리

우선동
2026-02-04
조회수 122

최근 예배당 구석구석을 살피며 우리와 오랜 세월을 함께한 장의자들을 보았습니다. 2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그 자리는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기도의 눈물이 고인 자리였고, 누군가에게는 하나님의 말씀 앞에 무릎 꿇던 결단의 자리였을 것입니다. 이제는 여기저기 칠이 벗겨지고 쿠션이 해졌으며, 어떤 의자는 다리 부분이 깨어진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이 단순히 '낡은 가구'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우리 교회가 40년 동안 지켜온 '은혜의 흔적'이자, 성도님들이 하나님께 드린 '헌신의 훈장'과도 같았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 교회 2층 대예배실과 3층 소예배실의 의자들은 그 역할을 충분히 다했습니다.


당회는 교회 설립 40주년을 맞아 이 의자들을 모두 새것으로 교체하기로 결의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낡은 것을 새것으로 바꾸는 일이 아닙니다. 지난 40년간 이어져 온 예배와 교육의 전통을 다음 40년을 향해 이어가겠다는 신앙 공동체의 결단입니다. 우리가 지금 앉아 있는 이 자리에서 우리 자녀들이, 그리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다음 세대가 하나님을 배우고 예배하게 될 것입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가 얼마나 귀한 지를 거듭 가르쳐줍니다. 다윗은 "값 없이는(공짜로) 내 하나님 여호와께 번제를 드리지 아니하리라"(삼하24:24)고 고백하며 값을 치르고 아라우나의 타작마당을 샀습니다. 그는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가 값없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헌신과 희생을 요구한다는 것을 잘 알았습니다. 솔로몬이 성전을 지을 때도 이스라엘 백성은 자원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헌물을 드렸습니다(대상29:9). 그들의 헌신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다음 세대에게 신앙의 유산을 물려주는 일이었습니다.


우리 개혁주의 신앙은 청지기 정신을 강조합니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맡기신 것이며, 우리는 그것을 하나님의 영광과 교회의 유익을 위해 사용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예배당의 의자 하나도 예외가 아닙니다. 이것은 우리 자신이 예배드리고 말씀을 배우는 자리이며, 우리 자녀들이 신앙의 기초를 다지는 공간입니다. 지금 우리가 헌신하여 교체하게 될 의자들은 최소 20년 이상 우리 교인들의 몸과 영혼을 함께 떠받치게 될 것입니다.


한 구좌 50만 원의 작정헌금은 결코 작은 액수가 아닙니다. 경제적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인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헌신은 억지로가 아니라 자원함으로, 인색함이 아니라 즐거움으로 드리는 것이라는 점입니다(고후9:7). 이 일에 동참하는 것은 단순히 재정적 의무를 다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랑하는 이 공동체를 위해,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해 신앙의 유산을 남기는 특권입니다. 또한 "내가 드린 헌금으로 구비된 이 의자에서 누군가가 구원을 받고, 내 자녀가 하나님을 만나며, 지친 영혼이 위로를 얻게 하옵소서"라는 간절한 소망을 심는 일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20년이나 30년 후 우리 자녀들이, 혹은 아직 우리 교회에 오지 않은 누군가가 이 의자에 앉아 예배 할 때, 그들은 자신들보다 먼저 믿음의 길을 걸었던 우리 세대의 헌신을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그들이 편안히 앉아 말씀을 듣고 기도할 수 있는 것은 오늘 우리의 기쁜 헌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세대와 세대를 이어 신앙을 전수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낡은 의자들이 우리에게 그랬던 것처럼, 새 의자들도 앞으로 수십 년간 수많은 이야기의 증인이 될 것입니다. 그곳에서 누군가는 처음으로 복음을 듣고 감동할 것이며, 누군가는 삶의 어려움 가운데 위로를 받을 것입니다. 어린아이들은 신앙의 기초를 배울 것이고, 청년들은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헌신이 이 모든 일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 일에 기쁨으로 동참해주십시오. 각자의 형편대로, 그러나 즐거운 마음으로 이 헌신에 참여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헌신을 통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시고, 이 공동체를 더욱 견고하게 세우실 것입니다. 40년을 이어온 신앙의 유산을 다음 40년으로 넘겨주는 이 귀한 일에 우리 모두가 동참하여, 세대와 세대를 잇는 아름다운 예배 공동체, 신앙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가기를 소망합니다.


"그들은 여호와의 집에 심겨 우리 하나님의 뜰에서 무성하게 자라는 나무와 같다"(시92:13/현대인의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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